길다면 긴 소송건이 드뎌 끝났습니다.
프로젝트 시작
2017년도에 진행했었던 SI 프로젝트가 있었습니다.
갑은 대부분, 한국인이라면 모든 사람이 들으면 알만한 회사지요.
그것도 그냥 일반 회사가 아닌, 어렵게 사는 분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사회적 기업 중 한 곳이죠
그래서, 성격 좋고 열심히 일을 해 주셔서 일하기 나름 좋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많았더랬죠.
프로젝트 진행
그런데, 들어가보니, 기대와는 달리 불안감만 커졌습니다.
일단 결정해야 할 사항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현업 결정이 이루어지질 않았습니다.
회사 내부의 사정상 결정권자가 2명인 상태인데다,
성격 좋고…라는 것이 전혀 다르게 움직여서, 상급자가 결정을 안하고
시간이 가도 그냥 그렇게 계속 날짜만 가더군요.
오픈일이 지난 이후가 되서야 디자인이 결정되었을 정도로 진행이 느렸습니다.
결국, 오픈일이 지난 이후, 엄청나게 바빠졌습니다.
업무관련해서도 요구사항 중 큰 줄기가 그와 관련한 환경이 고객사에
준비자체가 되어 있지 않아 캔슬되거나, 변경되기도 했습니다.
이미 구축 완료해서 오픈했어야 하는 프로젝트인데, 오픈 일자 이후에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모든게 엉망이 되더군요.
회의가 끝나고 나면, 회의록을 작성하여, 회람돌리고, 그에 대해 확인받고,
또, 개발 인원들에게도 해당 내용을 전파해야 하는 등의 업무가 필요하죠.
하!지!만! 모두 패스였습니다. 회의록 작성조차 할 시간이 부족했고,
업무 지시는 그 때 그 때, 담당자에게 바로 지시하고 진행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린 잘 몰라’를 시전하며, 의사결정이 이루어지질 않았기에,
세부 사항들은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최대한 유저가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없도록
결정하고 구현했죠. 만약, 세부사항까지 맡겼다면 끝이 나질 않았을 거에요. ㅡㅡ;;
프로젝트 오픈
서버는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으로 기존부터 결정되어 있었고,
고객사에서는 관리할 사람이 없으므로, 우리 회사에서 유지 비용을 받아
서버를 관리 해 주는 것으로 계약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 때의 유지보수는 단순히 서버 자체에 오류가 발생하는 등의 경우에 지원하는
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오픈 후부터 장비 관리비를 전혀 받지 못하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몇 가지 큰 건에 대한 요구가 이뤄졌고,
그 부분에 관련하여 수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오픈은 불가한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었죠. 대신 이를 수정함으로 이후 발생하는 오류 등의 사항은
모두 우리의 귀책이 아닌 것으로 전달 및 협의를 했습니다.
그렇게, 야근과 주말 출근까지 해 가며, 수정한 버전을 적용하였습니다.
그제서야 화면을 확인 해 본 것인지, 요구 사항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화면에 대해 테스트 해 보라고 전달한 것은 한참 전이었죠.
오류 사항은 수용하나, 이후 추가사항들에 대해선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그렇다면, 해당 사항들을 한다면, 어느 정도의 공수가 들겠느냐… 등등의
협의가 계속 이루어졌습니다. 정말 오류사항에 대한 수정이거나,
업무 처리상 오류 사항 등에 대해 수정해야 할 이 시점에 말이죠. \
소송
몇 달 동안 그렇게 진행되더니, 갑자기 소장이 날라오더군요.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모든 금액을 다시 달라구요.
아!, 프로젝트 완료 대금은 다 받은 상태였습니다.
해야 할 것은 다 했으니, 그에 대해 요청했고 처리가 완료되었었죠.
그렇기에, 그런 소장이 날라오게 된거죠.
정말 길었습니다. 예전 메일, 문서 다 찾고, 어떻게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었는지,
재구성하고, 무엇보다, 법원에서 무언가 연락이 와서 준비해야 한다.
하면, 그에 대응하느라 제 시간도 몽땅 빼앗길 뿐더러, 감정이…
하루종일 일을 못 하게 되더라구요. 아무래도 법적 문제가 걸리다 보니,
잘못한 게 있지 않을까하는 맘에 걱정도 되고, 또 억울한 면이 있다보니 화도 나구요.\
진행 및 결론
예전부터 고객들의 말바꿈으로 인해, 많이 고생을 한 터라,
대부분의 업무 협의는 메일을 이용하고, 모든 회의는 녹취를 하며,
유선 통화는 녹음을 한 상태였습니다.
지금까지 이를 사용할 상황이 온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빛을 발했습니다.
바쁜 나머지 제대로 회의록을 정리하지 못 했었는데, 모든 회의를 녹취한 덕에
회의에 대한 내용을 모두 입증할 수 있었으며, 통화 또한 동일했습니다.
마지막에는 최초 오픈 버전과 수정 버전을 비교하자는 요청까지 있었습니다만,
클라우드 서버는 예전에 삭제되었기에 데이터도 소스도 존재하지 않아 불가했죠.
이 또한, 클라우드 서버에 대한 관리비를 고객사에서 주지 않았기에,
몇 달 저희 회사에서 비용을 감당하여 제공한 후, 삭제 때 고객사에 문의했었고,
삭제하는 것에 대해 승인을 받았다는 내용의 통화내역이 있었기에
저희가 불리할 내용은 없었죠.
결국, 고객사에서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하지만, 취하를 받아들이게 되면, 저희는 재판에서 이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변호사를 고용하는 등의 비용은 저희가 감당해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재판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했더니, 이젠 아예 재판에 출석을
안 하더군요. 그렇게 되면 판결을 내릴 수 없다고 합니다.
거참.. 마지막까지 X럽게 하더라구요. 결국 재판관이 자신이 비용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게 해 줄테니 여기서 정리하자고 요청했고,
거기서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다른 건 둘째치고, 홀가분합니다. 어찌나 신경이 많이 쓰이던지… ㅠㅠ
2020년도에는 좋은 일만 했으면 좋겠어요. ㅠㅠ
댓글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