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에 대한 회고
10년에 대한 기록.
출근을 위해 샤워를 하던 중, 갑자기 20년도라는 단어에 꽂혔습니다.
아… 2010년도만 해도 개발을 계속 하고 있었고,
그 말은 10년이 넘도록 이 업을 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꼬리를 물고는 갑자기 겪었었던 일들 생각이 나더라구요.
10년이라기 보다는 지금까지 하면서 기억나는 경험들 중
딱 3건에 대해 한 번 적어보려 합니다.
허리가 아파.
대학교 졸업하고 처음 들어간 회사였습니다.
그저 취직에 되었다는 기쁨만 한 가득이었죠~
사이트가 이제 오픈이 될 것이고, 그에 대해 운영과 함께 약간의 개발이 진행될 것이다.
라는 내용을 전달받았고, 일하고 계신 분들도 8명 정도 계셨기에 괜찮겠구나 했었죠.
그런데, 이게 왠 일. 제가 입사하는 날은 오픈을 몇 일 안 남긴 시점이었고,
일하고 계신 분들은 모두 프리랜서였습니다.
그 때, 당시엔 이 쪽 업계에 프리랜서가 있는 줄도 모르는 정말 바보였죠.
여튼, 오픈을 하니, 남은 사람은 저와 PM을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만 정직이었던 거였죠.
그런데, 문제는 이 사람이 오픈하자마자 허리가 아프다며 입원 스킬 시전.
저 혼자, 운영을 맡게 되었습니다. 신입이, 개발에 참여도 안 했던,
고로 아무것도 알지 못 하는 제가 말이죠.
당연히 고객으로부터 버그 수정 및 추가 요청 등이 쇄도하는데…
이 PM이 전화를 안 받는 거였죠. 그리고는 메일로 몇 가지 요청을 받았는데,
그 중 하나가 대박은 허리가 아파서 메일로 보내라.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전화는 누워서 그냥 받을 수 있는거고, 메일이야 말로 컴퓨터를 해야만 하는데,
어떻게 허리가 아프니 메일로 보내라는 건지, 이해 할 수가 없었던 거죠.
이후, 그 PM은 보질 못 했습니다. 아마, 만났으면 제게 욕 엄청 먹었겠죠.
그 회사는 거의 바로 임금체불이 되었으며,
임금을 받지 못 한 프리랜서 몇 분과 함께 소송으로 월급의 일부분을 받았습니다.
첫 회사에서 사회생활 톡톡히 했죠.
전 이후 ‘너를 먼저 챙겨줄게’ 등의 말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검수 사인 못 하겠어.
다들 들으면 아실 만한 공공기관입니다.
PM이자 개발자로 들어갔는데, 에피소드가 너무 많지만, 가장 큰 것만~
처음 인사할 때, 제일 윗선. 최종 결재자가 되겠죠? 그 사람이 담당자를 지명하며,
이 사람이 업무에 대해 다 알고 있으니, 이 사람이랑 회의하고 구현하면 된다. 했죠.
그랬는데, 오픈을 몇 일 앞두고, 화면 시연하는데, 하는 말. “이거 아닌데요?”
담당자는 그냥 조용히 있고, 이거 안 되면 시스템 다 필요없다 시전.
밤새워가며, 만들어서 겨우 OK 받았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랬는지. 지금도 모르겠는데, 검수에 싸인을 안 해 주더라구요.
대체, 뭐가 문제냐? 머가 더 필요하냐? 오류난 것이 있느냐? 없지 않느냐?
없으니 싸인 해 달라. 하는데 계속 도망가더군요. 정말로 자리를 계속 이동했습니다.
제 질문에는 대충 답하면서. 마지막 간 곳에 탕비실이었습니다.
거기서 겨우 이야기되어서 싸인 받고, 해당 건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이런저런 이야기로 들어보니,
탕비실에서 칼을 등뒤로 쥐고 있었다고 하네요.;;
여자였는데, 그래서 제가 자꾸 쫓아오는게 무서웠다라 뭐라나. 후우…
어디 둘만 있는 공간도 아닌, 고객 사무실이었고,
그렇기에 주변에도 사람이 없지 않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머, 탕비실은 사무실에 조그맣게 있는 곳 아니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거기서 무엇이든 제가 나쁜 짓하면 밖에 사람들도 많이 있고, 공공기관 사무실이라
경비를 하시는 분도 계신 그런 곳에서 과연 제가 그럴 수 있었을까요?
검수 싸인을 받아야만 하는, 을인 입장인 저이기에 화를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구요.
나중에 들은 저는 오히려 제가 섬뜻했습니다.
맨날 업무시간에 개인적 일하느라 자리 비운 사람이
자신의 잘못은 인정한 적도 없이 저런 행동으로 저를 대하니
상대적 박탈감을 엄청 느낀 일이었죠.
적다보니, 제가 언성을 높인다던가 했더라면 반대로 ‘잘 걸렸다’ 했을 가망성이
높아보이네요.
누가 갑인지 모르겠어요.
비교적 최근 일입니다. 개발로 참여한 일이었고, 개발이 완료된 이후엔
개발에 참여했던 내부 직원이 운영을 이어받아 한다고 하더라구요.
이 때, 운영뿐만 아니라, 새로운 화면 개발이 해야 하니
그에 대한 기술 이전도 원하는 상황이었습니다.
java, spring으로 RestAPi로 만든 모바일 앱이었습니다.
이 쪽은 거의 모르는 사람이라,
이걸 어디서 어디까지 알려줘야 화면을 만들 수 있을까 엄청 고민을 했더랬죠.
문서로는 java 설치부터 eclipse 설치 후 java 설정, compile, build 등등
모든 걸 화면캡쳐해서 만들어 줬습니다. 그래도 걱정이 되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누구나 만들 수 있으면, 우리 같은 개발자가 왠 필요인가요?
그래서, 몇 번이나 설명하며,
이걸로는 부족할 것이니, 공부하셔야 한다. 강조에 또 강조.
잘 모르겠으면 어딜 보면 좋다. 등등 정말 많이 이야기 했죠.
그런데, 어느 날 개발한 화면에 관련해서 이야기하는데 먼가 분위기가 이상한거에요.
결국 화를 내더라구요. PM분의 중재로 그냥 그렇게 넘어가고 본사로 복귀를 했습니다.
마지막에 하는 말이, 자기는 검수 싸인 안 해 주면 된다… 였죠 ;ㅁ;
이 후, 아직 남은 인수인계 건 등에 대해 이야기하다
PM분께 결국 왜 그랬는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좋게좋게 넘어가자 주의셔서 이유를 듣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언성도 서로 높아지고… 인수인계 해 주라고 하면 난 그냥 가서 해 주면 된다.
그런데 대체 무슨 일이냐? 이걸로 실강이 한 거죠. )
결론은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몰라서 화가 났다. 란 거였습니다.
자기한테 공부하라고 하고 그래서 기분 나빴다더군요.
이 때 정말… 머라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저보다 어린 사람이었는데, 갑, 을을 계약 관계로 이해한 것이 아닌
위, 아래의 개념으로 받아들인 것부터,
공부하셔야 한다는 말에 화났다는 것까지. 충격이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고민하고, 정리했거든요.
그거 생각하고 있을 때, 그저 갑, 을 이것만 생각하고 있었다니…
내가 이런 사람 뭘 더 해 주려고 그리 고민했었나.. 싶어지며, 좀 허무했어요.
조금 지나고 나니, 역량에 문제라 생각하고는 말았습니다.
프로젝트팀 철수하고나면, 혼자서 해결해야 할텐데, 인터넷 찾아보는 것보단
시스템을 만든 제게 물어보는 것이 훨씬 정확하고 빠르게 답변을 얻을 수 있을텐데,
그것조차 생각하지 못 하고, 그런 태도를 보인다는 걸 보면, 아직 어리구나. 로 판단!!
조용히 인수인계만 해 주고 왔습니다.
인수인계 때 질문하나 없고, 또한 지금까지 연락 없습니다.
알아서 잘 하고 있겠죠~ 머~
내 머리의 한계.
사실 기억나는 걸 모두 적어보려했는데,
경험 3개 적었음에도 엄청 길어지는 것 같아, 3개만 적어보았습니다.
참 슬프게도, 기억에 남아있는 경험들이 대부분 안 좋은 기억이네요.
새해, 그리고 2010년대도 아닌 20년대에는
좀더 인정받고 좋은 프로젝트들을 만났으면 하고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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